2012년 9월 14일 금요일

BMW의 CORE - Into the CORE


요즘 대선 전이라 그런지 일반 책들의 출판은 좀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작성해 놓은 원고의 내용을 가감없이 그대로 포스팅합니다.

오랜만에 필자가 주장하는 코어(Into the CORE)에 대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지금부터 3개의 글은 모두 필자가 주장하는 '코어하라 - Into the CORE'에 대한 실상의 예제들입니다. 아마도 코어가 무엇인지 좀더 가깝게 느끼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10년도 어느 시점,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BMW가 새로운 신차 발표회에 단 5명만 초대했다”는 것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 수백억을 들여서 개발한 신제품 발표회에 왜 단 5명만 초대한 것일까? 필자는 순간 그들이 스몰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BMW가 새로운 모델을 공식 발표하기 전 소수 고객을 위해서 진행했던 신차 발표회(Closed Room)

BMW 코리아가 클로즈드 룸(Closed Room)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도에 진행했던 이 신차 발표회 내용을 살펴 보면, 5명만 초대한다고 해서 대충 준비한 것이 아니고 서울하고도 강남 요지인 청담동의 고급 건물 한 개 층을 통째로 빌렸으며, 초대된 5명 ~ 10명을 위해서 특별 연주회를 준비했고 식사는 물론 1:1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도록 전담 직원까지 붙여 놓았다. 즉, 소수만 초대했다고 해서 발표회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 있어서 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니 무언가 회사의 기밀과 관련된 행사도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면서 BMW 코리아 측은 어떤 결과를 목표로 두고 있었을까? 바로 그 자리에서 초대된 고객이 차량 구매 계약까지 끝내게 하는 것을 목표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BMW 코리아 측은 마케팅(Marketing)의 핵심에 충실했던 것이다. 그들이 판매하려는 물건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무나 매장 앞을 지나가다가 매장 내로 들어와 사는 물건이 아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몇 년간 모은 돈으로 집을 살 것인지 이 차를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정도로 고가의 제품이다. 더군다나 대체 상품이 얼마든지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차량 한대 가격이 7,000 ~ 9,000만원 정도라면 누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을 시장에 빠르게 진입시키기 위해서 해야 할 핵심적인 일은 무엇일까? 반드시 집중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마케팅 수치는 뒤로하더라도 우리가 상식선에서 생각하는 판에 박힌 마케팅 행사로는 그 결과가 뻔한 일이라는 것이다. 수백억을 들인다고 해도 결국 대당 7,000만원이나 하는 대체 상품 많은 물건이라는 것은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 산다는 것이다. 다만, 살 사람들을 초기에 확실하게 사게 만들어야 그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나 나의 여자 친구 또는 남자 친구가 좋다는 것은 일단 호감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그것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BMW 코리아는 여기에 핵심을 두었던 것이다. 같은 돈을 들이더라도 한번에 1,000명을 불러다 놓고 왁자지껄하게 행사를 진행해 봐야 살 사람은 사고, 사지 않을 사람은 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살 사람을 확실히 빠르게 사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바로 1:1로 그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망설이는 부분에 바로 답을 해 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고 그들은 그것을 실천했던 것이다.

후문에 의하면 그들은 이 행사를 통해 해당 신차가 출하되기 전에 700대 이상의 판매 계약을 만들어 냈으며, 이로 인해 신차가 출시된 당해 년도에 BMW New 5 Series가 현대차에서 발표한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넘볼 정도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추상적인 수치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자동차 소비 패턴을 보면 놀라운 수치일 수밖에 없다. 즉, 애국심을 강조하는데다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사람은 낭비가 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신차에 버금가는 판매량을 수입차가 만들어 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코어 요소가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욕먹지 않고 조용히 많이 판매하는 기법이다. 만일 떠들썩하게 행사를 진행해서 다행히 그것이 잘 되어 신차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래서 이러한 일이 세간에 아주 큰 뉴스가 되었다고 대한민국에서 소비자들이 BMW가 현대차보다 많이 팔렸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곧 이런 말들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요즘 BMW가 현대차 보다 많이 팔린다네…”, “그거 알아?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돈 많은 사람들 돈을 막 쓰고 다니나봐…”, “요즘은 외제차가 국산차 보다 더 많이 팔린데…”, “정신들 나간거야… 우리가 언제부터 외제차 타고 다녔다고… 우리 가까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지?” 뭐 이런 말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들려 왔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누가 손해를 보게 될까? 바로 외제차 판매상들이 손해를 보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즉, 초기에 잘 팔리다가도 이런 여론을 만나게 되면 판매량은 곧바로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고, 여론이 좋지 못하면 더 이상의 마케팅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여론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 처음 알리는 비용이 100원이라면 어떤 제품이나 기업의 나빠진 이미지를 역으로 좋게 만들기 위한 비용은 그 100배에 해당하는 10,000원 이상이 든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더욱이, 이러한 수치적인 이론은 둘째치더라도 자이건 타이건 대한민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다. 바로 국산품 애용이라는 절대 절명의 사상이 그것이다. 이러한 사상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면 어떠한 외국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가 괘심죄 아니던가? 이 무서운 괘심죄에 걸리게 되면 그 어떤 방법으로도 쉽게 그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어 진다. 정말 영리하게도 이러한 핵심을 BMW 코리아는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영리하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이었던가? 이런 영리한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들이 코어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말 지금 우리가 판매하려는 것이 이 시장에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그 핵심을 정확히 파악했던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BMW는 최고의 차량을 만드는 회사이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것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비싸게 가격을 책정해도 세계 시장에서 잘 팔라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평범한 신차 발표회를 하고 그냥 놔둬도 팔리긴 할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제품에 자신감 있는 회사일수록 코어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코어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우리가 얼마나 좋은 상품을 만드는데 우리 상품을 안사? 당연히 사야지..’, ‘우리 상품의 값어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참 영리한 사람이고 우리 상품의 값어치를 모르고 구매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 같은 사람이야.’ 라고 말이다.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최대한 좋게 보아도 이런 생각을 하는 회사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는 코어했을지 모르지만 제품을 판매하고 세상에 전파하는 일에는 코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세상 사람들이 사용해서 그 값어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세상에 그것을 올바로 전파하는 마케팅이나 세일즈(Sales)도 분명히 코어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케팅이나 세일즈가 코어하지 못한다면 회사 조직은 미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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