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일 목요일

한국 사람들은 배포가 작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한국 사람입니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고, 직장 생활 16년동안 열심히 세금도 유리 지갑으로 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으며, 없는 돈에 세금도 밀리지 않고 잘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의 감동에 자부심을 느끼며, 세월호 사건에 울분을 삼키며 살고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청와대를 바라볼때 마다 느끼는 이순신장군님의 살신성인과 세종대왕님의 연민에 눈물이 나는 사람입니다.

결국 미국에 건너가 영주권을 취득했지만, 아직도 한국 사람입니다.

제가 외국인 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했고, 각국 외국인들과 사업과 관련된 인간 관계를 맺으면서 느낀 것이 있어서 기록에 남기고자 합니다.

1. 한국 사람은 감성적이다.
인간의 정신 세계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이성과 감성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이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 받아온 학문에 근거하여 형성되는 것이겠지만, 결론적으로 이성과 감성은 인간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상적인 정신 세계를 만들었다면 이성과 감성은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어야 합니다. 더욱 이상적이라면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이성과 감성이 조절되어야 하겠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만나본 어떤 민족이나 국가의 사람들 보다 한국 사람들은 감성적입니다. 좀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우리'라는 의식에 너무 치우쳐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긍정적으로 표현될때는 아주 좋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으나 월남전에 참전했던 한국 용사 분들의 일화를 들어보면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감성적인 판단에 의해 작전을 수행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의 경험에 의하면 2002년 월드컵에서의 응원 열기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가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너무 감성적인 나머지 한국 사람들간에 불신을 만들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해외 여행을 갔을때 여행 가이드에 대한 실망감일 것입니다. 저도 여러번 경험했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외 거주 한국인 여행 가이드에 대한 불신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해외에 있는 한국인 여행 가이드도 생계를 위한 일을 하는 것임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성에 의한 판단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을때 서로를 원망하고 심지어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감성적 치우침은 금전적 손해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2. 한국 사람은 자본의 개념을 모른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제가 즐겨 읽은 책 중의 하나가 탈무드입니다. 유태인들의 생활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탈무드를 볼때마다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한국 사람과 유태인들은 매우 흡사하다는 점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감정, 친구에 대한 감정, 민족에 대한 감정, 사회적 성공에 대한 감정 등등 거의 모든 것이 매우 유사다고 생각되기에 더 흥미를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발견한 두 가지 정 반대의 성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친구나 가족에 대한 개념입니다.
역사적인 배경은 확실하지는 않으나 이상하게도 친한 친구나 가족 중에 잘 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지지하고 믿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유태인의 경우는(사실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주변에 유능한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그 사람을 지지하고 잘 되게 만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심지어 주변 친구들이 유능한 친구를 잘되게 만들려고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다 밀어 주는 것이 유태인들의 특징입니다. 분명히 타고난 재능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고 주변에 그 사람이 잘되면 나도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그 반대입니다. 주변에 잘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앞에서는 칭찬을 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는 온갖 잘못된 것을 다 지적하고 깍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모든 면에서 뛰어날 수 없는데 말입니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겠습니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런 속담이 없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강조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데 말입니다.
정이 많아서 오히려 남이 잘되면 나를 도와줄 기대치가 너무 큰것일까요? 아니면 외국 사람도 마찬 가지 생각이지만 그들은 표현을 않하는 것일까요?
두 번째는 돈에 대한 개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대한 상대적인 죄의식이 있는것 같습니다. 누군가 돈을 많이 벌면 부정을 저질것을 것이라는 생각부터 합니다. 정상적인 방법에 의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경제 구조나 정치적인 이유가 늘 이어왔던 국가적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15년을 살고 있고 냉전시대를 지나 자본주의가 이미 세상을 지배한지 3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돈을 많이 번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의심이 공존합니다. 그리고 돈 많은 것을 오히려 죄의식처럼 느껴야 정상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유태인들은 이미 2000년 전부터 자본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국가가 당연히 소유해야할 땅도 없던 시절에 자본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그들의 자녀들에게 교육시키고 실천하도록 해 왔습니다. 그 결과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한국도 자본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오히려 너무 자본주의에 빠져서 '돈만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스스로들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사실 이 말은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한국은 돈만 있어서 행복한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다른 돈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작이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으로 받아 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곧 능력이라는 것을 시기심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앞으로 최소한 50년은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세대에 스스로 어떤 마을 갖는 것이 중요할지는 자명한 것입니다.

3. 한국 사람은 배포가 작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깡'이 세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큰 착각입니다. 제가 작게나마 경험한 세계인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평균적으로 배포가 큽니다. 상대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배포가 작다는 말이지요.
본래 배포라는 것은 타고난다기 보다는 본인이 자라온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국은 눈에 보이는 지형지물들이 모두 가까이 보이는 지역적 특성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아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사람들의 평균 배포는 수준 이하입니다. 저 스스로 가끔은 매우 실망스러울 정도 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늘 "조심해라"라는 말씀을 달고 사셨습니다. 제가 너무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아이였으니 당연히 어머니 입장에서 걱정이되셨기에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대로 저의 아버지는 늘 "남자 놈이 어디가서 병신만 안되면 되는 거지, 뭘 그렇게 걱정하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날까지 천방지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다하면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 본능적인 행복 추구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월급 받는 직장을 그만두면 어떻게 살지? 저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너무 많은 돈이 들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내가 이렇게 남들과 다른 일을 벌이면 세상에 큰 변화를 줄것 같지만, 남들은 나를 미친놈이라고 할꺼야!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아마 나를 죽게 만들꺼야! 지금 사회적으로 무언가 잘못되고 있지만 나는 바쁘고 내가 괜히 나서면 나의 가족이 위험할꺼야! 이런 생각이 바로 한국 사람들의 배포를 나타나는 것입니다.
세상에 돈 때문에 사람이 죽지는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죽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신용불량자를 감옥에 넣는 일도 없습니다. 물론 의도가 불손하게 남의 돈을 빌려서 갚지 않는 것은 사기죄로 법적 처벌을 받겠지만, 신용불량자라고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냉정하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이라는 것은 결국 금융기관이 만든 숫자에 불과합니다. 돈을 빌리려는 의도가 아니면 신용 등급은 의미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도전정신이 매우 빈약합니다. 변심도 빠르고 포기도 빠릅니다. 투자하는 규모도 매우 적으니 얻는 것도 적을 것입니다. 정식으로 돈을 많이 벌려면 운도 좋아야 겠지만 투자 규모도 커야 합니다. 적은 시간이나 돈을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려고 하니 꼼수가 난무하고 범죄가 난무하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에 대한 자아비판이 아니라, 제가 경험한 외국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느낌을 발전적 목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저부터 변해가려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저의 자녀들부터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합니다.

댓글 2개:

  1. 하 맞는 말입니다. 해외생활 15년 차 인데 한국사람들 똥땜이 너무 작아요. 민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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