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5일 금요일

자기주도학습 특성 검사의 필요성



제가 지금 미국 집에 와 있는 관계로 여러가지 그동안 밀렸던 숙제들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집필하던 책도 마무리하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블로그를 새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리저리 분리되어 있던 제 컨텐츠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시 교육문제로 돌아가 '자기주도학습'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2012년도 현재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교육계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몇 년전부터 시작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열풍은 이제는 교육과 관련된 모든 아이템에 열병처럼 번져 있습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기존의 학습 형태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만큼 그 동안의 교육 형태가 몰고온 우리 아이들의 잘못된 성장과정에 따른 사회적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느끼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또한, 현재 사교육 업계에서 일고 있는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지도 형태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표현상 '다양하다'는 말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설 교육 기관에서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이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팔기 위해 모자만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쓴 교관을 내세우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라는 말 외에 기존에 하고 있던 형태에서 벗어난 어떠한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즉, 아이들을 자기주도학습적으로 가르친다고 하는데, 기존에 사교육 기관에서 행해지고 있는 교육 형태와 바뀐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선생님이 말하는 말투와 시간표만 바뀐 것이지요. 이렇게 행해지고 있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현재 사교육기관에서 자기주도학습에 대해서 옳바로 이해하고 있는 강사나 학원 소유주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억지로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에 끼워 맞추다 보니 말만 바뀐 것이지 내용은 바뀐 것이 없는게 당연합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학습에 임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 그 핵심이고 이렇게 학습 태도를 바꾸는 주체는 학생이 되어야 하는데, 주입식 교육을 행하던 학원에서 하루 아침에 이것을 이해하고 시스템화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어불성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숙명여대 송인섭교수팀이 만든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크리닉 프로그램)은 교육학을 바탕으로 심리학적 요소를 도입하여 무려 10여년 동안 실험하고 관찰하고 또 반복 수정하여 만든 것인데(EBS를 검색해 보시면 조금 자세히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사교육 기관에서 용어만 도입하여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이 당연히 불가능 한 것입니다.


두번째는 사교육기관이 공교육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번 정부의 자기주도학습으로의 교육 방향 변화는 사교육 기관에는 큰 충격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공교육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서 였고, 때로는 사교육의 병패를 막기위한 임시 방편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으로의 변화는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보다 2~3년 정도 지나고 나면 아주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제까지는 정부가 내 놓았던 교육 정책들은 모두 사교육에서 이미 행해지거나 준비되어 왔던 내용들 이었다면 자기주도학습은 사교육 기관에서 전혀 행하지 않았던 내용을 정부가 먼저 수행하려 한다는 것에 아주 큰 다른 면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좀 어려운 이야기가 되겠으나, 송인섭교수(숙명여대 교육학과)에 의하면 자기주도학습은 다음의 5단계를 거쳐서 반복적으로 수행할 때 그 실체가 형성된다고 연구 결과를 내 놓고 있다.

1. 진단단계 : 자기주도학습특성검사를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특성 수준을 진단하여 학생  수준에 적합한 프로그램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2. 도입단계 : 프로그램 활동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여 학생-교사-학부모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습분위기 조성을 통해 학생의 동기를 유발한다.


3. 수행단계 : 학생은 활동지를 제공받아 교사의 도움없이 활동지에서 요구하는 활동을 실제로수행한다.


4. 피드백/교정단계(형성평사) : 교사는 학생의 활동지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과 교정을 통해 프로그래 목적을 달성한다.


5. 확인단계 : 교사는 1~4단계의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능력 향상을 확   인한다.

여기서 3.번과 4.번 단계를 학생이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며, 5.의 확인단계에서 보듯이 교사나 학부모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1.번 진단단계를 수행하게 하여 학생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그리고 진단단계에서 표현되는 여러가지 항목들(10여 가지)중 어떤 부분이 더 보충되어야 하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3., 4.단계에 반영해야 하는 것입니다.



위의 이론에서 보듯이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아이들을 타일러서 자기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분석학적인 요소까지 가미하여 일종의 크리닉을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선 학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자기주도학습 강연이나 학생 지도는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을 아이들에게 지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현재 얼마나 되는지 검사를 해 보고 이 검사 결과에 따라서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크리닉을 받아야 합니다.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그동안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어느날 갑자기 흥미를 갖게 하겠습니까? 교과 과정을 바꾸면 가능할까요? 아니면 집을 이사하면 가능할까요? 학교를 전학하면 가능할까요? 학원을 바꾸면 가능할까요? 본질은 이러한 외적인 요인에 기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내적인 요인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학생들 내적인 요인을 바꾸기 위한 도구로 외적인 요인을 학생 개인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대입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생님과 학부모가 할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작게 보이지만 큰 교육의 변화는 우리나라 미래를 바꿀 정말로 크나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책 많이 읽은 바보(목표 의식도 없고 수행 능력도 떨어지는)가 아닌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책임지고 만들어가는 능동적 인간형이 21세기 아니 22세기 우리나라 미래를 변화 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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